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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쿠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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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소기업인증원 작성일 25-09-17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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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인간을 연결시키는 첫 고리가 무엇이든간에 정신적 교감, 사람 자체를 읽으려는 노력이 관계의 핵심으로 자리 잡을 때 인생의 동반자로서 진정한 가족의 의미는 완성된다고 말한다.
ⓒ2005 튜브엔터테인먼트


Mo Cuishle, 게일어로 My Darling, My Blood이란 뜻이랍니다

- 영화 밀리언달러 베이비에서
 

오! 베이비, 나의 모쿠슈라

서른 한 살의 나이에 권투 챔피언이 되겠다며 나서는 그 자체가 무모했던 매기. 오직 권투 속에서 자신의 꿈을 이루려 했던 그녀는 눈물겨운 노력 끝에 마침내 세계 챔피언 등극 직전의 순간에 이르지만, 상대방의 비겁한 행위로 인해 부상을 입고 전신마비의 몸으로 서서히 죽어 간다.

매기가 링 위에 쓰러지고 말았을 때, 그녀의 등뒤엔 두 부류의 사람들이 버티고 서 있었다. 그녀가 벌어들인 백만 달러를 차지하기 위해 목숨을 건 쪽과, 백만 달러를 줘도 결코 그녀를 포기하지 않으려 목숨 건 쪽. 돈을 차지하기 위해 혈안이 된 쪽 사람들은 그녀와 피를 나눈 가족이었고, 그녀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 쪽은 그녀와 마음을 나눈 할아버지 트레이너, 프랭키였다.

‘모쿠슈라’라는 말은 프랭키가 매기에게 붙여준 애칭이었는데, 그 뜻은 ‘진정한 나의 혈육, 나의 가족’이었다. 이 영화는 관객에게 묻는다. 누가 당신들의 진정한 ‘모쿠슈라’인가? 사각의 링 안에서 어떤 모습으로 싸우든 간에 벌어들일 매 값에 정신을 판 인간들인가? 아니면 다치지 않길 간절히 바라면서 최선의 멋진 승부를 펼치길 진심으로 바라는 인간인가?

힘겹고 살벌한 삶의 링 안에서 지금도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 아들 딸들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가족의 이름으로 그들의 등뒤에서 그들이 흘린 땀의 대가만 바라고 있다면, 과연 그들이 정말 ‘모쿠슈라’일 수 있을까?

승리의 이득을 챙기려하는 마음보다 지더라도 다치지 않길 바라는 마음, 화려한 결과보다는 그 과정의 힘겨움에 기꺼이 동참하려는 마음, 그 마음 속에 우리의 참된 ‘모쿠슈라’가 살아 숨쉬는 건 아닐까?

<영화평론가·건양대 공연미디어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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