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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2-12-30 12:19
한번 1등으로 끝나지 않아, 기업도 인생도... ‘무한게임’ 하라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254  
   https://biz.chosun.com/notice/interstellar/2022/08/06/55VUB3Z5SNARDDCU… [993]
최고에 집착하는 리더들, 세계관부터 바꿔라

’이기는 게임’은 그만, 멀리 보는 ‘무한게임’ 해야

직원은 비용 아닌 1인 인간, 의지력은 무한대

무한게임 리더, 창업자 대의명분 종이에 적어둬라

명분 없는 성장 고집하면, 주식시장 조정 불가피

주주는 기업을 렌트카 취급 말고, 후원해야


통찰력있는 지식인은 우리가 산발적으로 느끼고 있던 세상의 변화를 선명한 언어로 정돈해주고, 더 나은 룰이 있는 세계로 우리를 데려다준다. 세계적인 경영저술가 사이먼 시넥은 ‘인피니트 게임’에서 본격적으로 이 세계의 룰이 바뀌었다고 선언한다.

승자도 패자도 결승점도 없는 무한게임으로의 진입이 그것이다.

우리는 이제까지 1등, 최고, 숫자를 목표로 달리며 ‘이기는 게임’이 진리라고 말하는 세상을 살았다. 그러나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세트장처럼 시야가 좁은 유한게임 세상에선 1등도 꼴등도 불안에 떤다. 성과는 찰나에 불과하고, 플레이어가 탈진할 때까지 경기는 살벌하게 계속되기 때문이다.

그는 묻는다. ‘당신은 무한게임 플레이어가 될 것인가, 유한게임 플레이어가 될 것인가.’ 무한게임의 목표는 승리가 아니라 플레이의 지속이다.

이제껏 윤리와 대의명분, 지속가능성에 대한 수많은 논의가 있었지만, 시넥은 그것을 시야의 한계를 없애는 ‘무한게임’이라는 새로운 세계관에 담아냈다.

주가가 곤두박질치는 와중에 환호받을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는 월스트리트의 유한게임식 경영 압박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주식 시장은 평범한 시민이 국가의 부를 나누어 가진다는 원래의 취지대로 작동할 때 최적의 상태를 유지하지만, 지금은 유한게임의 단기 성장 도구로 전락해 균형과 신뢰도를 잃었다는 것.

미국인의 주식투자 비율은 최근 20년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고, 중산층은 대거 빠져나갔다. 기업도, 개인도 하루빨리 유한게임 트랙에서 나와 무한게임 세계관으로 리셋해야 한다는 ‘인피니트 게임’의 사이먼 시넥을 이메일로 전격 인터뷰했다.

-무한게임이란 무엇인가?

“말 그대로 시간이 무한대로 주어지는 긴 게임이다. 참여자도 규칙도 정해져 있지 않고 명확한 종료 지점도 없어서 사실상 ‘이긴다’라는 개념도 없다. 무한게임의 주목적은 게임을 계속 해나가며 그 게임을 오랫동안 유지하는 것이다.”

-지금 시대에 왜 무한게임 세계관이 중요한가?

“변동성, 복잡성, 모호성이 극에 달한 지금의 세계에선 정해진 결승선도 당장의 승자도 중요하지 않다. 우리는 일상에서 점점 더 많은 무한게임을 경험한다. 일례로 학교 교육은 유한하지만 교육 자체에는 승패가 없다. 좋은 학교를 나와 빨리 취업해도 성공의 룰은 바뀌고 결승점은 다른 곳으로 이동해 버린다.

단기 승패 위주의 사고방식은 또 다른 위기를 불러낼 뿐이다. 점점 플레이어는 탈진하고, 윤리는 퇴색되며, 분위기는 살벌해진다. 누가 승자이고 최고인지 집중하던 과거의 습관을 버리고 멀리 봐야 한다. 역설적으로 그래야 단기적으로 더 단단한 플레이어가 될 수 있다.”

사실 살면서 얼마나 성공했든 몇 번을 실패했든, 죽을 때 인생에서 이겼다고 공표되는 사람은 없다. 비즈니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승리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어쩌면 이것은 기준점의 충돌이다. 대개 인간은 단기적인 좌표로 움직이고 거기서 안정을 찾으려 하지 않던가.


-무한게임 세계관과 유한게임 세계관이 맞붙으면 어떤 일이 일어나나?

“베트남전을 예로 들어 보자. ‘미국이 베트남전에서 졌다’라는 말보다 전쟁을 지속할 의지력과 자원을 소진해서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는 표현이 정확하다. 미국은 베트남전을 유한게임이라고 생각했고 베트남은 무한게임이라고 생각했다. 미국은 이기기 위해 싸웠지만 북베트남은 자신을 지키기 위해 싸웠다. 숫자상으로 모든 것이 우세했음에도 미국은 수렁에 빠졌다. 유한 게임 방식으로, 무한 게임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유한 게임 리더는 무한 게임 리더를 이길 수 없나?

“질문이 틀렸다. 무한 리더는 유한 리더와 싸우지 않는다. 포용해서 더 나은 판을 만들 뿐. 유한 게임 리더는 실적에 유리한 모든 짓을 한다. 정리해고, 인수합병을 통한 외형 성장, 자사주 매입 등. 직원들은 그 누구도 실적 앞에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반면 무한 게임 리더는 승패가 아니라 시장 전체와 대의명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지난 10년간 매출이 10배 증가한 파타고니아의 CEO 로즈 마카리는 “지구를 되살리는 일을 했고 이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발견했고 수익도 증가했다”고 했다. 2006년 포드 자동차에 부임한 CEO 멀럴리는 경쟁자였던 GM과 크라이슬러를 위한 구제 금융에 찬성했다. 선의의 라이벌이 있어야 게임이 중단되지 않고 계속된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비즈니스 업계에는 유한게임 세계관의 영향력이 훨씬 우세하다. 그들에게 달라진 세계와 바뀐 규칙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까?

“두 참여자를 예로 들어보자. 한 회사는 경쟁자를 물리치는 것에, 한 회사는 이상 실현에 집착했다. 한때 마이크로 소프트의 CEO였던 스티브 발머는 유한게임으로 애플을 이길 수 있으리라 확신했고, 애플의 아이팟을 겨냥해서 준을 만들었다. 유한게임 리더는 자신이 이기는 끝을 만들기 위해 플레이를 한다. 그래서 누군가는 반드시 져야 한다.

준은 훌륭했다. 그런데 내가 애플의 한 임원에게 “아이팟 터치보다 준이 훨씬 낫던데요”라고 말했을 때, 그는 미소를 띤 채 대답했다. “그렇죠?” 그게 다였다. 그의 반응은 무한게임 사고방식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애플의 목표는 애플 자신을 뛰어넘는 것이었고, 준이 출시된 지 약 1년 뒤에 애플은 첫 번째 아이폰을 출시했다. 유한게임 참여자는 사람들에게 팔 수 있는 제품을 만들지만, 무한게임 참여자는 사고 싶어 하는 제품을 만든다. 결과적으로 게임 전체에 좋은 선택을 한다.”


그는 무한게임 리더라면 다음의 5가지를 지켜야 한다고 했다.

‘1 가슴 뛰게 할 대의명분을 추구하라 2 신뢰하는 팀을 만들어라 3 선의의 라이벌을 항상 곁에 둬라 4 근본적 유연성을 가져라 5 선구자적 용기를 보여줘라.’

특히 대의명분 추구는 무한게임 세계관의 본질이자 근거가 된다고 강조했다. 대의명분의 바탕은 두 가지. 미래의 방향을 제시하는 비전과 봉사 정신이다. 시넥은 기업의 리더는 자신이 추구하는 세상이 어떤 모습인지 정확히 그려지도록 ‘대의명분’을 공표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대의명분이 없는 데도 있는 척 연기 하는 리더도 있지 않나?

“명확한 구분점이 있다. 유한 게임 리더는 ‘좋은 일을 하려면 돈을 벌어야 한다’고 한다. 반면 무한 게임 리더는 ‘좋은 일을 하면 돈이 벌린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공식이라기보다는 리더의 삶의 방식이고 사고방식이다. 특히 봉사 정신이 중요하다. 대의명분과 봉사 정신은 곁다리가 아니라 회사의 의사 결정의 핵심 기준이다.”

-대의명분은 비전선언문과 어떻게 다른가?

“대의명분에는 반드시 공적인 헌신과 꿈이 있다. 자기중심적인 비전선언문에는 교만과 야망이 어른거린다. 우리는 업계 최고이고 우리 제품이 뛰어나서 모두가 원한다는 내용이다. 그런 선언문은 시선을 잠재 소비자보다 회사 내부로 돌린다. 그런 기업의 리더는 뛰어난 선수, 히트 상품, 잘 나가는 앱을 보유하면 1등이라고 착각한다. 그러나 1등은 계속 바뀐다. 게다가 제품 자체에만 집중하면 기업 문화가 망가진다.

그래서 시야가 좁은 IT 기업은 개발자가 아닌 일반 직원을 소외시킨다. 실적이 부진할 때도 가장 먼저 직원을 탓한다. 유한게임 리더에게 직원은 비용이지만, 무한게임 리더에게 직원은 한 명의 인간이다.”

-경영사상가 찰스 핸디는 ‘인적 자원’이라는 용어를 써서는 안 된다고 했다. 직원을 비용으로 보는 것과 한 명의 인간으로 보는 것은 어떤 차이가 있나?

“어떤 게임이든 플레이하려면 의지력과 자원이라는 두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자원은 수치화하기 쉽지만 의지력은 측량하기 어렵다. 그러나 의지력에 대한 가치를 자원보다 낮게 보면 안 된다. 한정된 자원에 비해 의지력은 무한하다.

위기 상황이 되면 무한 게임 리더는 직원 감축이 아닌 다른 대안을 찾는다. 휴가를 준다거나 퇴직연금 동결을 제안한다거나. 퇴사할수록 비용이 더 들기 때문이다. 애플은 판매 사원과 일반직 직원에게 동일하게 완전 보장 의료 보험 등 혜택을 제공해서 이직률을 현저하게 줄였다. 추가 비용은 신규 채용과 연수 비용을 아껴서 충당했다. 코스트코는 계산원에게 높은 시급과 보험 혜택을 제공해서 고객 서비스와 매출도 늘어났다.

무한 게임을 하고 싶으면 직원들을 잘 보살펴라. 그래야 직원들이 고객들을 보살필 수 있다. 그게 바로 무한 게임 기업이 진정한 주주가치를 창출하는 방법이다.”

-문화가 건강하면 관계에 기대고 건강하지 않으면 규칙에 기댄다는 당신의 통찰에 동의한다. 무한게임 스타일의 신뢰를 끌어내기 위해서 리더가 가장 먼저 할 일은 무엇인가?

“자신의 취약성을 내보이는 결단을 해야 한다. 10억 달러 규모의 해상 석유 굴착기인 URSA를 도입했던 석유 기업 쉘의 팀 리더 릭 폭스가 대표적이다. 그는 아들과의 상담 경험을 계기로 직장에 카운슬러를 초빙해서 팀원들이 서로의 감정과 취약점을 터놓을 수 있도록 도왔다. 결과는 놀라웠다.

현재 쉘의 URSA는 석유 산업 전체를 통틀어 가장 훌륭한 안전 관련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바로 팀 리더였던 릭 폭스가 먼저 취약성을 내보이는 용기를 냈기 때문에 이루어진 일이다.”


-새로운 세계관이 정착되려면 가장 시급한 것이 리더의 변화인가?

“그렇다. 리더가 먼저 선구자적 용기를 보여주면 직원들도 따라서 용기를 낸다. 아이들이 부모를 따라 하듯 직원들은 리더를 따라 한다.”

-맥가이버 칼로 유명한 스위스의 빅토리녹스의 CEO 칼 엘스너의 발언에 감동받았다. “영원히 좋을 수도 없고 끝없이 나빠지기만 할 수도 없다. 우리는 다음 분기가 아닌 다음 세대를 바라본다.” 한 사람의 뛰어난 리더의 결심이 시장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나?

“물론이다. 빅토리녹스는 9.11테러가 발생하자 경영에 직격탄을 맞았다. 경영진은 직원을 단 한 사람도 해고하지 않았고 오히려 신제품 개발에 투자를 확대했다.

빅토리녹스는 9.11테러 이전과는 다른 기업이 되었다. 스위스 아미 나이프의 비중이 매출의 95%에서 35%로 줄었다. 대신 여행용품, 시계, 향수를 새로 판매하면서 매출이 두 배 이상 상승했다. 무한게임 리더는 안정적인 기업이 아니라 회복탄력성이 높은 기업을 만든다.”

-반대로 유한게임 리더들이 저지르는 잘못 중에 당신은 윤리적 퇴색을 큰 문제로 거론했다. 윤리적 퇴색이란 무엇인가?

“비윤리적인 행동을 하면서도 자신이 윤리적이라고 믿는 현상이다.”

-윤리 문제는 기업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예민한 사안임에도 필터링이 잘 되지 않는 이유가 뭔가?

“윤리적 퇴색에 젖은 리더는 사악하기보다 자기기만에 빠진 것이다. 자기기만에 빠진 뇌는 인과관계에서 나를 빼고, 제도를 탓한다. 2015년 중증 알레르기 치료제 에피펜을 판매하는 회사 마일란은 주가를 올리기 위해 에피펜의 가격을 폭등시킨 적이 있다. 이윤 때문에 윤리를 져버린 CEO 헤더 브레시에게 반성하느냐고 물었지만, 그는 잘못을 인지조차 못 했다.

“현 의료보험 제도에 합당하게 회사를 운영한 행위에 대해 사과할 생각은 없습니다.”

인스타그램, 스냅챗, 페이스북과 다수의 게임 회사들 또한 중독성 강한 서비스를 공급하면서 관련 법이 없다는 이유로 발을 뺀다. 자동 추천 기능을 사용자 경험 증대를 위해서라고 한다. 이런 행동이 사회적으로 용인되면 업계 표준이 되는 거다.

나아가 유한게임의 리더는 보상체계 자체에 비윤리적인 행동을 장려하는 구조를 만든다. 2016년 중반 웰스파고 은행 직원들이 350만 개 이상의 유령 계좌를 만드는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났다. 그 일로 직원 5,300명이 해고됐다. 윤리적 퇴색이 만연한 곳에서 일하면, 보통 사람도 규칙을 위반한다. 그 가운데는 어김없이 실패한 리더십이 있다.”

-CEO들도 부임 초기에 어떤 세계관으로 운영할 건지, 기로에 설 것 같다. 그런데 창업자가 무한게임 세계관으로 시작했어도 중간에 유한게임으로 변질되는 기업도 많지 않나?

“페이스북도 시작은 무한 게임이었다. ‘모두가 가까워지는 세상’이라는 대의명분이 부끄럽게도, 지금은 가짜뉴스와 사생활 침해를 방관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창업자의 대의명분을 반드시 종이에 적어서 보이는 곳에 두라고 한다. 나침반을 자주 봐야 혼돈에 빠지지 않는다.”

-임원들이 자주 겪는다는 유한게임 탈진증후군이란 무엇인가?

“대의명분과 가치가 사라진 성장의 쳇바퀴를 설치류처럼 돌리다 무기력과 탈진에 이르는 병이다. 유한한 방식으로 무한을 플레이하면 자신을 파괴하게 된다. 인생을 즐긴다는 명목으로 디저트를 너무 많이 먹고 당뇨병에 걸리는 것과 비슷하다.”

사이먼 시넥은 기업의 리더에게 유한게임을 부추기는 월스트리트의 영향력을 강하게 비난했다.

-기업의 평균 수명이 계속 줄어드는 데 월스트리트가 악역을 했다고 보나?

“사실이다. 매킨지의 연구에 따르면 기업의 평균 수명이 1950년대엔 61년을 기록했는데, 오늘날엔 불과 십팔년밖에 되지 않는다. 월스트리트 기업들이 유한게임 리더십을 도입했고 경영대학원도 그것을 표준으로 가르쳤다. 대표적으로 제너럴 모터스, 시어스, 이스턴 항공, 블록버스터는 한때 강한 기업이었지만, 리더가 유한게임으로 경영해서 쇠퇴의 길을 걸었다.

스타트업 기업가 역시 우려스럽다. 월스트리트의 압박으로 성장에 불쏘시개를 위해 벤처캐피탈이나 사모 펀드의 투자를 받은 후 3~5년이 지나 회사를 되판다. 수순처럼 기업은 혁신 동력을 잃고 문화는 파괴된다.”

-헨리 포드가 말했던 ‘오로지 돈만 버는 기업은 형편없는 기업이다”라는 건 무슨 뜻인가?

“비즈니스가 돈에만 집착했던 적은 역사상 한 번도 없었다. 위대한 기업들은 언제나 어떤 제품을 판매하는지 보다는, 어떤 목적을 수행하는지에 따라 결정되어 왔다. 자본주의는 삶의 질, 기술 향상, 그리고 함께 살아가고 일하는 인류의 능력 전반에 걸친 ‘진보’를 포괄한다.”

-자본주의라는 욕망의 시스템을 너무 이상주의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아닌가?

“20세기 중반까지 미국의 기업은 실제로 건전했다. 애덤 스미스는 무한게임 방식으로 자본주의 시장에서 기업의 책임을 정의했다. 그런데 1970년대,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밀턴 프리드먼이 한 기고문에서 주주 가치가 최우선이라는 주장을 펼치기 시작했다. ‘기업의 유일한 목적은 합법적인 틀 안에서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이라는 그의 주장이 유한게임 경영의 기초가 됐다.

프리드먼 이후, 임원들은 스스로를 위대한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의 관리인으로 생각하지 않고, 주주들의 대리인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프리드먼식 비즈니스 관행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그 주장 덕에 이익을 본 소수의 사람들이다.

가만히 인류 역사와 주식시장 폭락 사태를 돌이켜보라. 불균형이 모든 문제의 근원이었다. 유한게임 경영을 막기 위해 도입된 글래스 스티걸 법안이 폐지된 이후, 주식 시장에는 세 번이나 대폭락이 있었다. 1987년 블랙먼데이, 2000년 닷컴버블, 2008년 금융위기. 시장이 균형을 잃으면 반드시 조정이 일어난다. 그것이 무한게임이 작동하는 방식이다. 지금처럼 월스트리트가 주도하는 유한게임 경영이 지속하면 기업의 자원과 의지력은 바닥날 거다.”

-주주가 자본주의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 왜 나쁜가?

“현실에서 주주는 전혀 기업의 주인처럼 행동하지 않는다. 오히려 기업을 빌린 사람처럼 행동한다. 경제 방송도 거래 전략과 단기적인 시장 동향만을 다룬다. 단기 수익만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회사를 렌터카처럼 생각한다면 기업의 리더가 그들을 주인으로 대접해줄 필요가 있을까? 냉정하게 들리겠지만, 주주들 또한 자신을 기업을 위해 헌신하는 사람으로 여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업의 책임이 재정의되어야 하나?

“기업의 책임은 목적 추구, 인류 보호, 가장 마지막이 이익 창출이다. 이런 기준으로 운영했을 때 오래 가고 이익을 얻는다.”

-당신은 책 전체에 걸쳐 애플을 무한게임 기업으로 존중했다. IBM과 블랙베리, 구글, 페이스북과 달리 애플은 어떻게 무한게임을 계속 지속할 수 있었을까?

“IBM이 PC를 출시했던 1981년 8월, 애플은 월스트리트 저널에 전면광고를 냈다. “IBM을 환영합니다. 진심으로.” 애플은 IBM과의 경쟁에서 한 단계 높은 수준을 택했다. 경쟁자는 고객을 확보하고자 애쓴다. 하지만 선의의 라이벌은 애호가를 만든다. 애플 애호가들에게 IBM은 과거였고 애플은 미래였다.

1970년대 후반으로 돌아가 보면 PC 업계의 혁명을 일으키고 있던 사람은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뿐만이 아니었다. 그 둘만이 유독 똑똑한 사람인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이 둘은 사업에 대해서는 별로 아는 게 없었다. 애플을 특별한 회사로 만든 것은 빠른 성장, PC에 대한 색다른 생각, 능력이 아니었다. 애플을 특별하게 만들어 준 것은 바로 같은 패턴을 몇 번이고 반복할 수 있는 점이다.

다른 경쟁자들과 달리 애플은 컴퓨터 산업, 소규모 전자기기 산업, 음악 산업, 휴대전화 산업, 그리고 광범위한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이르기까지 전통적인 사고방식을 뒤집어 놓는 데 성공했다. 그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간단하다. 애플은 목적이 있는 회사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항상 ‘why?’로 돌아가 다시 시작한다. 사용자의 움직임을 추적해 개인정보를 파는 구글과 페이스북과 달리, 애플은 지금도 개인정보의 수호자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당신이 생각하기에 무한 게임 플레이어가 되기 위해 꼭 필요한 태도는 무엇인가?

“겸손과 인내다. 무한게임의 플레이어는 선의의 라이벌이 사라진 후에도 겸손함을 유지한다.”

-마지막으로 다이내믹한 속도전으로 유한게임의 마지막 성장 신화를 통과하고 있는 한국인들에게 조언을 부탁한다.

“우리는 인생에서 다수의 무한게임에 참여하는 플레이어라는 사실을 기억하라. 커리어는 그중 하나다. 양육, 우정, 학습 같은 게임에서는 절대 승자가 될 수 없다. 이기면 즐거워하고 지면 고통스러워한다. 하지만 계속해서 게임을 이어 나갈 수 있다. 우리는 생명이라는 무한게임의 유한한 플레이어다.

궁극적으로 베푸는 활동이 인생 게임에 득이 된다. 우리가 떠난 뒤 자녀가 타인에 봉사하는 삶을 살도록 양육하는 것으로 우리는 다음 세대의 무한게임에 기여할 수 있다.”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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